C4C 활동 및 운영 회고록2019년 Team H4C에 가입한 이래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지만, 그중에서도 현재 제가 이끌고 있는 CTF 전문 그룹 'C4C'에서의 시간이 가장 뜨거웠고 활발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7년간 Team H4C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C4C의 리더로서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간의 시행착오와 성장 과정을 회고하고자 합니다. 근래 Team H4C가 거두고 있는 CTF 성적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합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여러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매우 짧은 기간 내에 CTFTIME 세계 랭킹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CTF 전문 그룹을 이끄는 그룹장으로서 말할 수 없이 자랑스럽고 뿌듯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과거가 처음부터 이토록 찬란했던 것은 아닙니다. H4C 가입 직후의 상황을 돌아보면, 당시 인원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CTF 활동을 희망하는 인력도 많지 않았습니다. 당장 뚜렷한 성과를 내기에는 실력도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여느 해킹팀이 그렇듯, 우리에게도 CTF에 대한 열정과 성과를 향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꾸준히 대회에 참여해 실력을 키우고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보자"라는 일념으로 뭉친 소수의 인원들, 그것이 바로 오늘날 C4C의 시작이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CTF 경험이 부족했던 만큼, 그룹 운영 방식 역시 미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룹원들의 실력 편차는 천차만별인데 명확한 규칙조차 없다 보니, 그저 매주 열리는 CTF에 무작정 참여해 각자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소수의 실력자 그룹원들이 고군분투하여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그 외의 인원들은 대회당 1\~2문제를 푸는 데 그쳐 팀 전체 순위는 늘 상위권 밖에 머물렀던 것입니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개인의 실력은 조금씩 쌓여갔지만, 팀의 분위기는 점차 침체되었습니다. 소수의 실력자들은 자신들의 활약에 비해 팀 성과가 나지 않아 불만이 쌓여갔고, 나머지 그룹원들은 팀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사기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서 CTF에 대한 팀 내 기대감과 열정은 점차 식어갔고, 활동 빈도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H4C 신규 멤버 모집을 통해 인력이 충원될 때마다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 살아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멤버의 합류, 새로운 리더의 등장, 그리고 그때마다 새롭게 정비되는 규칙들을 인공호흡기 삼아 CTF 활동의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고질적인 성장의 한계와 사기 저하 문제는 매번 반복되었습니다. 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시행착오 속에서도 팀 랭킹이 미세하게나마 우상향하고 있었기에 과거처럼 활동이 완전히 와해되는 이탈 사태까지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룹장을 맡기 전까지 C4C 내에서 시도되었던 운영 방식과 그 결과들을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식 1: 별도의 규칙 없이 모든 CTF에 자율 참여** - **결과:** 활동 초기 반짝 활성화된 이후, 강제성이 없어 참여율과 사기가 급격히 저하됨. - **방식 2: 매주 열리는 모든 CTF에 필수 참여 (패널티 없음)** - **결과:** 의무감으로 인해 초반 참여율은 약간 상승했으나, 번아웃이 오며 갈수록 참여율과 사기가 동반 하락함. - **방식 3: 매주 모든 CTF 필수 참여 + N회 불참 시 퇴출 (분기별 카운트 리셋)** - **결과:** 강력한 패널티 덕분에 활동률 자체는 유지되었으나, 활동이 '즐거운 도전'이 아닌 '의무와 부담'으로 다가오며 전반적인 사기가 크게 저하됨. - **방식 4: 네임드 CTF만 필수 참여 + 일반 대회는 자율 모집** - **결과:** 평소의 부담감은 줄었으나 굵직한 대회마다 실력 차이로 인한 사기 저하가 재발했고, 일반 대회에 대한 참여율은 0에 수반하는 역효과가 발생함. 이처럼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여러 리더들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매번 '실력 편차로 인한 사기 저하'와 '운영 방식의 극단성(지나친 자율 혹은 과도한 강제)'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기수를 거듭하고 신규 멤버들이 수혈되면서 초창기에 비해 완만하게 성장하긴 했으나, 그룹 활동이 흐지부지되는 고질적인 패턴을 완벽히 끊어내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결국 2024년 말, 다시 한번 C4C 활동이 정체기에 접어들 무렵, 여전히 CTF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던 제가 새로운 운영 정책을 제시하며 리드를 맡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룹장으로서 새롭게 개정한 활동 정책과 그 구체적인 수립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책 1: 매월 1회 CTF 필수 참가 (대상 대회는 전월 투표로 선정)** - **배경:** 지속 가능한 활동률을 유지하면서도, 매주 참여해야 했던 그룹원들의 신체적·심리적 부담감을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 **정책 2: 필참 대회는 뉴비(Newbie) 및 학생용 등 난이도가 낮은 대회 위주로 선정** - **배경:** 실력의 편차와 상관없이 누구나 팀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입니다.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며 성취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구성원 전체의 사기 저하를 방지하고자 했습니다. - **정책 3: 단, '네임드 CTF'가 있는 달은 월 1회 필참 규칙과 별개로 무조건 참여** - **배경:** 실력이 뛰어난 핵심 멤버들에게는 본인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무대를 제공하고, 성장 중인 멤버들에게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극한까지 시험해볼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 **정책 4: 대회 진행 중 의견 및 정보 공유 등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필수 (미이행 시 불참 간주)** - **배경:** 단순히 팀에 이름만 올려두고 무임승차하거나, 혼자서만 문제를 풀고 사라지는 '잠수' 인원을 최소화하고 원팀(One-team)으로서의 시너지를 내기 위함입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모든 그룹원이 이 정책을 적극적으로 믿고 따라와 준 덕분에, 정체기를 극복하고 훌륭한 성과와 끈끈한 활동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오랜 시간 동안 팀 안에서 직접 부딪히고 느껴왔던 결핍들을 토대로, 구성원 모두가 납득하고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균형점을 찾아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빌드업 과정들이 든든한 자양분이 되었기에, 지금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활약하고 있는 'Team H4C'의 대기록이 가능하지 않았나 감히 복기해봅니다. 물론 최근 팀이 거둔 폭발적인 성과에 비해, 정작 그룹장인 저 개인의 기여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아 일견 쑥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나 구체적인 운영 내막은 보안상 전부 복기할 수 없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더 자세히 공유할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7년이라는 긴 시간에 비하면 짧고 담백한 회고록이지만, 동아리나 보안 팀을 운영하며 비슷한 운영의 한계와 소통의 벽에 부딪혀 고민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은 이정표이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